안녕하세요, LexaMedi의 이일형 변호사입니다. 저에게도 얼마 전 들려온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이전 계약 해지 소식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특히 ‘특허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하니, 이 계약서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었을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오늘은 이 사례를 실마리 삼아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계약의 복잡한 세계를 함께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에이비엘바이오 사례로 보는 계약 해지의 현실 🤔
지난해 10월, 에이비엘바이오는 인투셀의 ADC 플랫폼 기술인 ‘넥사테칸’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9개월 만에 계약을 해지하면서, 그 이유로 ‘특허 미확보 또는 제3자 특허 침해 가능성’이라는 불확실성을 언급했죠.
주목할 부분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이미 지급한 계약금은 돌려받을 수 없지만, 별도의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단순히 계약을 파기한 것이 아니라, 계약서에 명시된 특정 사유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권을 행사했음을 의미합니다.
기술이전 계약 해지가 ‘실패’라는 이분법적 시각은 과도할 수 있습니다. 계약의 구조와 해지 배경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일스톤 계약과 진술보증조항의 결정적 역할 📊
제약바이오 분야의 기술이전은 대부분 마일스톤 계약 방식을 따릅니다. 이는 개발 단계별 성과 달성에 따라 계약금(Upfront Payment), 단계별 기술료(Milestone), 그리고 최종적으로 판매액에 비례한 로열티(Royalty)를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는 개발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바로 진술보증조항(Representations and Warranties)입니다. 이는 계약 당사자가 특정 사실에 대해 책임을 지고 보증하는 조항으로, 특히 ‘특허 비침해’에 대한 보증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번 에이비엘바이오 사례 역시 인투셀의 ‘넥사테칸’ 기술에서 동일 구조의 선행 특허가 확인되면서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인투셀이 제공한 특허 비침해 진술보증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미죠.
실무적으로 완벽한 특허 비침해를 보증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출원 후 18개월 동안 비공개되는 특허로 인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술보증 위반이 마일스톤 계약에 미치는 파급효과 💥
마일스톤 계약 구조에서 진술보증 위반은 단순한 계약 위반을 넘어 전체 프로젝트를 좌초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특허 비침해 보증이 깨질 경우, 이후 모든 개발 단계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임상 2상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했더라도 특허 침해 리스크가 존재하면 결국 상업화는 불가능해집니다. 이 경우, 이미 투입된 막대한 개발 비용이 전부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 도입자는 진술보증 위반이 확인되는 순간, 추가 투자를 멈추고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겁니다.
법적 책임 및 대응 방안
진술보증조항이 위반되면 계약위반에 해당하여, 위반한 당사자에게는 손해배상 및 계약 해지 등의 책임이 발생합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경우, 이미 지급한 계약금은 환수할 수 없지만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조항 때문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이미 글로벌 빅파마들이 검증한 시나픽스(Synaffix)의 ADC 플랫폼 기술로 대체 개발 일정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전에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안을 준비해 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무자에게 드리는 조언: 계약서 작성의 중요성 📝
이 사례는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계약에서 계약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줍니다. 특히 특허와 관련된 진술보증 조항은 단순한 문구가 아닙니다.
계약서에 포함해야 할 핵심 조항
- 특허 비침해 진술보증: 기술 공급자가 해당 기술에 대한 완전한 권리를 보유하고 제3자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합니다.
- 계약 해지 조건: 특허 비침해 보증 위반 시 해지권 행사 조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합니다.
- 손해배상 및 면책 조항: 보증 위반 시 발생할 수 있는 손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마일스톤 계약 구조는 개발 단계별 위험을 분산시키는 훌륭한 도구지만, 그 효과는 계약서의 꼼꼼함에 달려있습니다. 기술 도입자는 물론, 투자자들 역시 계약 체결 시 단순히 ‘호재’로만 보지 말고, 계약 조건을 면밀히 분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마무리: 핵심 내용 요약 📝
오늘 에이비엘바이오의 사례를 통해 기술이전 계약에서 진술보증조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네요. 결국 이런 계약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술의 잠재력만큼이나 법적인 보호장치가 얼마나 견고한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제약바이오 업계 실무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Disclaimer: 위 내용은 LexaMedi의 지적 재산으로, 참고용으로만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내용에 기반한 법적 조치 등 구체적인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으며,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작성자: 변호사/변리사/약사/미국 회계사(Maine)
변호사 이일형(law@lawyerlih.com)